코난 오브라이언 - 냉소와 유머 수필


유명 코미디언이자 사회자 코난 오브라이언은 미국 최고의 심야 토크쇼인 "투나잇쇼"에서 하차하던 날 애청자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래는 그 마지막 부분이다.

*

All I ask is one thing, and I'm asking this particularly of young people that watch:

Please do not be cynical. I hate cynicism. For the record, it's my least favorite quality, it doesn't lead anywhere.

Nobody in life gets exactly what they thought they were going to get. But if you work really hard and you're kind, amazing things will happen. I'm telling you, amazing things will happen. I'm telling you, it's just true!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부탁드리는데,

매사에 냉소적이지 말아주세요. 저는 냉소적인 태도를 정말 싫어합니다. 진심으로 제가 기피하는 성격이에요. 냉소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인생이 언제나 순탄치만은 않겠죠. 하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따듯한 마음씨를 갖는다면, 여러분께 분명 놀라운 행복이 찾아올 거예요. 정말이에요!

*

처음에는 이런 갑작스러운 냉소주의 비판이 조금 생뚱맞게 느껴졌다. 정작 그 자신의 유머 스타일도 냉소로부터 썩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는 현실주의에 기초한 유머를 구사해왔을뿐, 거기서 더 나아가 냉소로 빠져들지는 않았다.

현실주의자가 냉소를 거부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감정의 과잉을 절제하고 근거없는 낙관과 지나친 이상론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현실주의와 냉소주의는 상당부분 공통점을 갖는다. 이 두 부류에 속한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똑같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안경 아래로 비웃음을 띠고 있는지 여부가 바로 두 부류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냉소의 본질은 비웃음이다. 현실주의에 기초한 투박하고 까칠한 유머에 비웃음이 섞이기 시작하는 순간, 유머는 더 이상 순수함을 지키지 못하고 악의를 품게 된다. 모든 종류의 비웃음은 해학의 영역이 아니며, 소통에 대한 포기의 선언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냉소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it doesn't lead anywhere.)는 코난의 말은 참으로 진실이 아닐 수 없다.

현실주의에 기초한 유머야말로 강렬한 효과를 발휘하는데, 이러한 유머는 현실주의와 맞닿아 있는 냉소와 종종 혼동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둘을 구분해야만 한다. 솔직하고 날카로운 유머를 구사하면서도 무의미한 비웃음의 유혹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야말로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진보된 형태의 지적 능력이 아닐까. 코난이 언급한 "Kind(ness)", 즉 인간에 대한 애정과 따듯한 마음씨가 바로 그러한 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글

  • 미루 2017/01/03 15:38 # 답글

    갑자기 2016 연기 대상 이휘재 사건이 떠오르는 군요.
    저도 코난 오브라이언을 참 좋아하는데... 지금은 과거를 털고 일어나서 참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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